인사이트 로그 (Insight 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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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안심신탁 | 10월 전세 제도, 세입자가 오해하는 3가지

보도자료 첫 장에 "전혀 사실이 아님"이 적혀 있습니다

전월세 안심신탁 10월 전세제도 — 보도자료 첫 장에 "전혀 사실이 아님"이 적혀 있습니다

10월부터 신청을 받는 전월세 안심신탁, 그 보도자료 첫 페이지에 이런 문장이 박혀 있습니다. "전세금 의무예치 등 우려는 전혀 사실이 아님."

정부 보도자료가 자기 사업을 설명하다 말고 부정문을 넣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발표 전부터 이미 오해가 퍼져 있었다는 뜻이죠.

그런데 정작 세입자 입장에서 진짜 조심해야 할 오해는 그 문장이 가리키는 것과 조금 다른 데 있습니다.

3줄 요약

  • 국토부가 8월 20일 발표한 전월세 안심신탁은 월세 물건을 전세로 바꿔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의무가 아니라 희망자 공모입니다.
  • 세입자가 보증금을 덜 내는 제도가 아닙니다. 전세금 전액을 HUG에 예치하는 게 참여 전제입니다.
  • 약정서 내용과 월세수익률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9월 말 공고를 봐야 압니다.

월세 74만원이 대출이자 53만원으로 바뀝니다

전월세 안심신탁 10월 전세제도 — 월세 74만원이 대출이자 53만원으로 바뀝니다

구조부터 보겠습니다. 임대인, 임차인, 그리고 공공 전월세안정화기구가 세 명이서 한 장의 계약을 맺습니다. 실무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맡습니다.

세입자는 전세금을 집주인이 아니라 이 기구 계좌에 넣습니다. 기구는 그 돈을 굴려 나온 수익을 집주인에게 매달 보냅니다. 집주인 입장에선 월세가 들어오는 셈이죠.

국토부가 제시한 예시가 이해에 가장 빠릅니다. 서울 연립·다세대, 집값 3억, 전세로 치면 2억짜리 집입니다.

이 집을 지금 월세로 살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74만원입니다. 안심신탁으로 바꾸면 전세금 2억 중 80%인 1.6억을 대출받고, 이자로 월 53만원을 냅니다.

월 21만원이 줄어듭니다.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에 들 필요가 없어져 연 34만원도 빠지고요.

차액이 나오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서울 다세대 전월세전환율이 4.7%인데 전세자금대출 평균금리는 3.97%입니다. 월세로 내던 값보다 이자가 싼 거죠.

"집주인에게 보증금 안 준다"를 뒤집어 읽는 사람들

커뮤니티에서 이 제도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안 준다"는 제목으로 돌고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돈이 집주인 통장으로 가지 않는 건 맞으니까요.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안 준다는 말을 덜 낸다로 읽으면 완전히 반대가 됩니다.

보도자료 Q&A 9번은 이렇게 못 박습니다. "보증금 전액 예탁을 전제로 사업 운영할 계획." 목적지가 바뀔 뿐, 세입자가 마련해야 할 금액은 그대로 2억입니다.

달라지는 건 회수 경로입니다. 계약이 끝나면 집주인이 아니라 기구가 돈을 돌려줍니다.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를 못 구해 못 준다는 상황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전세사기를 막는다는 말은 여기서 나옵니다. 보증금을 안 내는 게 아니라, 보증금을 쥐고 있는 사람이 바뀌는 겁니다.

이미 전세 사는 분에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가장 크게 어긋나는 기대는 여기입니다. 지금 전세로 살면서 보증금 걱정을 하는 분들이 "내 보증금도 HUG가 맡아 주겠구나" 하고 읽는 경우요.

그건 이 사업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보도자료 제목 아래 첫 줄이 사업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임대인의 월세 물건을 공공전월세안정화기구가 전세로 전환하여 공급." 출발점이 월세 물건입니다.

국토부가 이 사업을 만든 이유도 그쪽입니다. 전세를 원하는 세입자와 월세를 놓고 싶은 집주인 사이의 미스매치를 메우겠다는 거죠.

기존 전세 계약을 안심신탁으로 갈아탈 수 있는지는 공고에 달렸습니다. 다만 어느 쪽이든 집주인이 신청해야 시작됩니다. 세입자 혼자 원한다고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법적 참여 의무는 없습니다. 보도자료 Q&A 2번이 "법적 참여의무가 있는 사업이 아님"이라고 적어 뒀습니다. 10월에 전세 제도가 통째로 바뀌는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1,000만원이던 목돈이 4,000만원이 됩니다

월 21만원을 아끼려면 먼저 넘어야 할 문턱이 있습니다. 국토부 예시를 그대로 계산해 보면 드러납니다.

월세로 살 때 필요한 보증금은 1,000만원이었습니다. 안심신탁은 전세금 2억 중 대출 1.6억을 뺀 4,000만원을 직접 마련해야 합니다.

3,000만원이 더 잠깁니다. 매달 21만원을 아끼려면 계약하는 날 현금 4,000만원을 한 번에 댈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목돈은 계약이 끝나면 기구가 돌려줍니다. 사라지는 돈은 아니죠. 다만 그때까지는 다른 데 쓸 수 없습니다.

대출 자체도 자동이 아닙니다. 보도자료는 "소득 등 지원요건을 충족할 경우" 버팀목이나 시중은행 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뒤집으면, 대출 한도가 덜 나오는 사람일수록 자기 돈이 더 필요합니다. 월세가 버거워 이 제도를 기다리는 사람과, 목돈 4,000만원을 댈 수 있는 사람이 같은 사람인지는 따져 볼 지점입니다.

전문가들은 집주인 쪽 참여도 관건으로 봅니다. 보증금을 무이자로 굴려 쓰던 방식이 막히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이를 인정해, 전세금을 갭투자나 고수익 자산에 쓰려는 임대인은 참여 유인이 없을 것이라고 Q&A에 적었습니다.

10월에 이사하는 게 아니라 10월에 신청합니다

일정도 자주 어긋나 읽힙니다. "10월 시행"이라는 말이 10월에 들어가 산다는 뜻으로 옮겨지는 거죠.

순서는 이렇습니다. 9월에 모집공고가 뜨고, 10월부터 신청을 받습니다. 11월부터 3자 계약과 전세금 납부가 순차로 진행되고, 입주는 12월부터입니다.

지금 확정된 것도 생각보다 적습니다. 사업 절차와 약정서 내용, 월세수익률은 9월 말 공고에서 공개됩니다. 임대인 세제 지원은 재정경제부 협의를 마쳤다는 단계까지만 발표됐습니다.

규모 감각도 필요합니다. LH 매입임대주택 중 올해 시범공급 물량은 500호입니다. 무주택 청년 세대가 대상이고요.

일반 물건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되, 실제로 몇 건이 성사될지는 집주인이 얼마나 신청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저라면 9월 말 공고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사 계획을 이 제도에 맞춰 세우지 않겠습니다. 수익률과 자격 요건이 그때 정해지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지금 전세로 살고 있는데 제 보증금도 HUG가 관리하게 되나요?

자동으로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이 사업은 월세 물건을 전세로 전환해 공급하는 방식이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함께 신청해 3자 계약을 새로 맺어야 참여됩니다. 기존 계약의 전환 가능 여부는 9월 말 공고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소득이나 나이 제한이 있나요?

일반 공모는 소득·자산 제한 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고 보도자료에 나와 있습니다.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에 우선 시행합니다. 다만 올해 LH 매입임대 500호 시범공급은 무주택 청년 세대가 대상입니다.

보증금은 얼마 동안 맡기게 되나요?

별도 기간 제한 없이 전세 기간에 연동됩니다. 2년 전세면 2년 예탁입니다. 계약이 갱신되면 변경 약정을 통해 예탁 기간도 함께 연장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HUG가 굴리다 손실이 나면 제 보증금은 어떻게 되나요?

국토부는 예치된 보증금을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통해 HUG 보증부 PF대출 사업장에 투자한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손실이 발생해도 임차인 전세금은 전액 보장되고 임대인 월수익도 정상 지급된다는 설명입니다. 운용사 선정과 펀드 등록은 연말까지 진행됩니다.

반전세(보증부 월세)도 참여할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 가능합니다. 보증금과 월세를 환산전세금으로 바꿔 적정 전세가 이내이면 참여할 수 있습니다. 환산에는 부동산통계정보(R-ONE)의 주택유형·시도별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합니다.

한 줄 정리

전월세 안심신탁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줄여 주는 제도가 아니라 보증금을 맡기는 상대를 집주인에서 공공기구로 바꾸는 제도이고, 그 대가로 월세 보증금보다 훨씬 큰 목돈과 집주인의 자발적 참여라는 두 개의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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